2 배경

집단 약동학은 약물을 투여받은 시험대상자 집단에서 각 개인 간의 약물농도 차이를 보이는 원인과 차이를 나타내는 원인 요소들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이다. 약물의 용량-농도 관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몸무게, 대사 및 배설 능력, 병용약물 투여와 같은 대상자의 인구 역학적, 병태생리학적, 치료적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 신장에서 배설되는 약물의 경우, 동일 약물의 동일 용량이라 하더라도 정상 신기능 환자와 신부전 환자에서 정상상태(steady state)의 약물농도는 일반적으로 큰 차이가 난다. 집단 약동학은 용량-농도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 역학적, 병태생리학적 요인을 찾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며, 만일 그 요인에 대한 변화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치료지수 (therapeutic index)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면 결과에 따라 투여 용량을 적절하게 조절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의약품 개발에서는 집단 약동학 분석을 수행할 경우 통합적인 약동학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임상시험 대상자의 상대적으로 희박한 자료(sparse data)에서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조밀한 자료(dense data) 혹은 이 둘이 혼합된 자료로부터 얻는다. 집단 약동학 접근법에서는 전형적인 약동학 분석 형식으로 수행되지 않기 때문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분석이 어려운 임상연구(소아 환자나 노인 환자에서 얻어진 농도 자료, 약물의 용량 또는 농도와 안전성 및 유효성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평가 시 얻어진 자료 등)나 불균형하게 설계된(unbalanced designs) 연구로부터 얻어진 자료도 분석이 가능하다. 전형적인 약동학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건강한 대상자나 엄선된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그 대상 집단의 평균적인 정보(예, 시간에 따른 평균 혈중 약물농도)가 주된 관심사이다.

전형적인 약동학 연구에서는 엄격한 선정/제외 기준의 적용이나 복잡한 임상시험 설계 및 통제로 개체간 변이를 최소화한다. 하지만, 실제 임상 치료 환경에서는 이러한 개체간 변이에 대한 정보가 매우 중요한데, 임상시험에서는 의도적인 통제에 의하여 개체간 변이에 대한 정보를 명확하게 얻을 수 없게 된다. 또한, 전형적 약동학 연구에서는 하나의 변수(예: 신기능)에만 초점을 맞추므로 여러 변수들 간의 상호작용 연구가 어려워진다.

전형적인 약동학 평가에 비하여, 집단 약동학 접근법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 약물의 적응증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환자 집단에서의 적절한 약동학 정보 수집
  • 약물 개발과 평가에서 약동학적 변이 확인 및 측정
  • 약동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구 역학적, 병태생리학적, 환경적, 또는 병용약물과 관련된 요인을 규명하여 약동학적 변이 설명
  • 환자 집단에서 발생하는 변이 중 설명되지 않는 변이의 크기를 정량적으로 평가

설명되지 않는 변이는 그 정도가 커지면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중요하다. 개체간 차이뿐 아니라, 장기간 치료 시 정상상태 농도의 전형적인 변화 정도도 중요한 정보이다. 약물농도 측정 시 발생하는 오류(error)나 설명할 수 없는 일간 또는 주간 약동학적 변이 등에 의해서도 약물의 농도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이러한 변이(개체내 잔여 변이(residual intrasubject variability), 시점에 따른 변이(interoccasion variability))의 추정은 치료적 약물 모니터링(Therapeutic Drug Monitoring, TDM)에서 매우 중요하다. 약물농도와 반응, 생리학적 특성 간의 관계에 대한 이러한 지식은 치료적 약물 모니터링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치료법에서도 용량을 설정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정보이다. 전체집단, 소집단, 개인별 대상자에서 최적의 투여 용법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변이와 관련된 쟁점이 해결되어야 한다. 신약 개발과 허가 검토 과정에서 최적의 투여방법 설정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집단 약동학 분석의 활용이 크게 늘고 있다. 집단 약동학 분석은 이러한 유용한 정보를 허가 전에 제공할 수 있으므로, 약물 개발 과정에서 필요시 적절하게 활용하여야 한다.